듣기만 하던 노래에, 팬이 손을 보탠다면

좋아하는 곡은 반복해서 들어도 좋지만, 가끔은 다른 분위기의 버전이 궁금해집니다. 팬들이 만든 리믹스나 커버를 찾아 듣는 이유도 비슷하겠죠. Spotify는 팬이 AI로 이런 버전을 직접 만들 수 있는 기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10월 20일 발표한 Believe와의 계약은 그 준비 과정입니다. 참여를 선택한 Believe·TuneCore 아티스트의 음악을 팬이 리믹스하거나 커버하고, 재생에 따른 로열티는 원곡의 아티스트와 권리자에게도 돌아가도록 설계했습니다. 각 리믹스에는 원곡과 아티스트로 이어지는 링크가 붙습니다.
아직 누구나 쓸 수 있는 기능은 아닙니다. Spotify Premium의 유료 추가 기능으로 계획돼 있고, 아티스트의 참여도 자율입니다. 완전히 새로운 곡을 생성하는 도구보다는, 이미 좋아하는 음악을 다르게 해석하는 경험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팬의 취향이 원곡에 대한 관심으로 다시 이어질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카메라 하나로 시속 100km, 챔피언을 앞선 드론

드론이 몸을 기울이며 좁은 게이트를 연달아 통과합니다. 사람이 조종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네덜란드 TU Delft가 개발한 MonoRace가 스스로 날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2025년 아부다비 대회에서 다른 자율비행 팀들과 전직 세계 챔피언 조종사 세 명을 앞섰습니다. 그 기술을 설명하는 연구가 10월 14일 Science Robotics에 실렸고, 대학이 16일 소개했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속도만이 아닙니다. 앞을 보는 카메라 하나와 가속도·회전을 감지하는 관성 센서를 사용하며, GPS나 외부 위치 추적 장비에 기대지 않습니다. 카메라 영상에서 게이트를 찾고 자신의 움직임을 추정한 뒤, 작은 신경망이 모터 제어 명령을 초당 500번 만들어냅니다. 필요한 계산도 드론 안에서 이뤄집니다.
영상에서는 코너를 도는 순간을 눈여겨보세요. 다음 게이트를 향해 기울고 다시 가속하는 움직임에서, ‘주변을 보고 행동한다’는 말이 훨씬 실감 납니다. 연구진은 제한된 센서와 작은 컴퓨터로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를 시험했습니다. AI를 이해하는 데 벤치마크 표보다 이런 장면이 더 오래 남기도 합니다.
지도에서 초록색이라고, 다 같은 숲은 아닙니다

오래된 열대우림과 목재를 얻기 위해 심은 나무밭은 위성사진에서 비슷한 초록색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 사는 생물도, 저장하는 탄소의 양도 다릅니다. 나무가 얼마나 많은지 세는 것만으로는 숲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알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10월 22일 Google DeepMind·Google Research와 WRI·IIASA는 숲과 토지 이용 유형을 가로·세로 10m 단위로 구분하는 ForTy 지도를 공개했습니다. 2020년을 기준으로 자연림, 인공적으로 조성한 숲, 나무 작물을 키우는 농장 등을 구별합니다. 2017~2025년의 변화를 추적하는 초기 시계열 자료도 함께 내놓았습니다.
이제 ‘나무가 사라졌나’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가, 그 자리에 어떤 숲이나 농장이 들어섰는지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같은 초록색 안에 감춰진 차이를 읽는 셈입니다. 아래 지도를 열고 익숙한 지역부터 찾아보세요. 평소 지도에서 지나쳤던 풍경이 조금 다르게 보일지도 모릅니다.
Hugging Face에서 모델이 사라지고 있다는데?
지난주 AI 커뮤니티에서는 Hugging Face의 ‘검열 해제 모델’ 일부가 사라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퍼졌습니다. 보통 uncensored라고 부르는 이 모델들은 특정 요청에 대한 거절 반응을 줄이도록 조정한 파생 모델입니다. ‘이런 모델을 이제 전부 막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확인되는 사실부터 보면, audnai가 올린 GLM-5.3 기반의 한 파생 모델에는 실제로 콘텐츠 정책 위반에 따른 접근 차단 안내가 표시됩니다. 다만 안내에는 어떤 조항을 위반했는지 구체적으로 적혀 있지 않습니다. 다른 모델의 주소가 열리지 않는 경우까지 모두 같은 이유로 삭제됐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작성자가 비공개로 바꾸거나 이름을 변경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uncensored 모델은 Hugging Face에 계속 올라와 있고, 공개 정책에서도 이 분류 전체를 금지한다는 발표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 소식은 ‘전면 금지’로 전달하기보다, 일부 접근 제한을 계기로 번진 논쟁으로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자유롭게 모델을 고쳐 공유할 수 있는 공간에서, 어디까지 열어두고 어떤 경우에 개입할지는 앞으로도 쉽게 합의하기 어려운 문제일 겁니다.
RTX 3090에 이런 성능이 남아 있었다고?
지난 호에서는 비싸진 GPU 이야기를 했는데, 이번에는 이미 쓰던 카드에서 성능을 더 꺼낸 소식입니다. 개발자 Zagitta가 공개한 gpu-unlock은 RTX 3090 등 GeForce RTX 30 시리즈의 특정 AI 연산 제한을 해제하는 오픈소스 프로젝트입니다. 개발자 설명에 따르면 GPU의 AI 연산 장치가 일부 행렬 계산을 처리하는 속도 제한을 바꾸는 방식입니다.
사용자들이 올린 결과도 눈길을 끕니다. 한 RTX 3090 이용자는 같은 드라이버와 420W 전력 제한을 유지한 채 비교했을 때, BF16 방식의 행렬 계산 처리량이 약 66% 늘었다고 보고했습니다. GPU가 AI 계산을 얼마나 빠르게 처리하는지 따로 떼어 측정한 수치입니다.
실제 AI 사용에서는 차이가 더 작았습니다. 다른 RTX 3090 이용자의 보고에서는 1만 6천 토큰짜리 입력을 읽는 속도가 약 16% 빨라졌지만, 같은 길이의 입력 뒤에 답변을 생성하는 속도는 거의 같았습니다. 긴 문서를 읽고 첫 답변을 시작하기까지는 빨라져도, 이후 글자가 나오는 속도까지 똑같이 빨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게임 성능이 두 배가 됐다는 소식으로 읽어서도 안 됩니다.
NVIDIA의 공식 업데이트가 아니라 Linux에서 동작하는 커뮤니티 프로젝트이고, 개선 폭도 카드와 작업에 따라 다릅니다. 그래도 새 제품 소식이 쏟아지는 사이에, 몇 년 전에 산 카드에서 이런 성능을 찾아냈다는 점은 꽤 반갑습니다.
Google Cloud에 OpenAI 모델이 들어옵니다
Gemini를 만드는 Google의 클라우드에서 OpenAI 모델을 고를 수 있게 됩니다. Google Cloud는 10월 21일 GPT-6 Astra, GPT-6.1 Sol, GPT-6 Luna를 Model Garden에 추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현재는 일부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비공개 프리뷰이며, 일반 공개 단계는 아닙니다.
모델 성능으로 경쟁하는 회사들이 모델을 제공하는 창구에서는 손을 잡는 모습입니다. Google Cloud에는 이미 Claude도 있습니다. AI 업계를 한 회사와 다른 회사의 승부로만 보면 놓치기 쉬운 장면이죠. 누가 좋은 모델을 만드느냐와 사람들이 어디에서 그 모델을 만나느냐는 서로 다른 경쟁이 되고 있습니다.
쓰던 그래픽카드를 다시 보게 됩니다
지난주 GPU 가격을 살펴볼 때는 AI를 직접 돌리는 일이 점점 비싸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 3090 소식이 반가웠습니다. 새 카드를 사는 대신, 이미 쓰던 카드에서 성능을 더 꺼냈다는 이야기였으니까요.
프로젝트 페이지에는 사람들이 자기 카드로 시험해 본 결과가 올라와 있습니다. 얼마나 빨라졌는지뿐 아니라 어떤 작업에서는 차이가 없었는지도 적혀 있고요. 이런 기록이 있어야 같은 카드를 쓰는 사람도 자신에게 도움이 될지 가늠해 볼 수 있겠죠.
새 제품이 나올 때마다 갖고 있는 장비가 금방 낡아 보이곤 합니다. 그래도 성능표만 보고 바꾸기엔 아직 해볼 일이 남아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몇 년 전에 산 물건을 조금 더 오래, 더 잘 쓰게 되는 소식도 자주 만나면 좋겠습니다.